sy의 미투데이: 2008년 11월의 첫 일주일

이 글은 sy님의 2008년 11월 1일에서 2008년 11월 7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081026, 퇴근길


며칠동안 미친듯이 내린 비 때문인지, 일요일 퇴근길의 하늘은 그야말로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었다. 조금은 춥지만, 이런 날 사진을 찍으러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슬펐다. 그래서 퇴근길에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가 핸드폰 카메라를 하늘을 향해 들어올려보았다.

하늘의 구름은 참 몽글몽글했다. 과연 내 꿈은 저 구름들 중 어떤 걸 타고 하늘을 표류하고 있을까.

my items.

MP3CDP(Panasonic SL-CT710), Headphone(Panasonic DJ100), Earphone(Cresyn AXE599), Mobile Phone(Samsung SCH-X720), Tobacco(Marlboro Red, Dunhill Frost), Candy, Glasses, Necklace, Pencil case, Illegal CDs(MP3 files), Greentea, Purse, etc.


these things make me run.
and also you make me run, too.

일촌끊기.

어쩌면 싸이월드에서
가장 잔인한 기능일지도 모른다.

관계를 맺고, 바꾸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한다.
그럼으로써 싸이월드에서는 서로
'일촌'으로 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관계를 끊는 것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OOO 님과의 관계를 끊으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예' 한마디이면 끝이다.
상대방의 동의는 구하지 않는다.

뒤끝이 없어서 좋기야 하겠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잔인할지도 모른다.


+) 방금 '일촌끊기'로 두명과 관계를 끊어버렸다.

- 2004년 5월 29일. 싸이월드에 썼던 글.


위의 '일촌끊기'가 있은지 일년이 지난 얼마전, 나는 다시 주저없이 '일촌끊기'를 눌렀다. 수정이와 헤어지고 나서, 그렇지않아도 애정이 식었던 싸이월드에서는 더이상 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일촌들과의 일촌 관계를 모두 정리했다. 일촌끊기를 누르면서 내가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그런건 좋았다. 싸이월드가, 그리고 그녀의 흔적이 있는 곳이 싫었다.

싸이월드에서의 일촌관계를 모두 정리했음에도, 나는 가끔씩 생각나는 사람들의 미니홈피에 가서 글을 남긴다. 가끔은 안부가 궁금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의 미니홈피에 들르면 습관적으로 사진첩이나 게시판을 클릭하게 되는데, 생각해보니 그들과는 더이상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사적인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조금은 아쉬웠다. 일촌공개를 해놓는 사람들이, 그리고 싸이월드라는 세상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가벼웠다. 더이상 그들과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깊숙한 것까지 잘 알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애초에 가벼운 사람들과는 일촌을 잘 맺지 않는 편이었지만,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가벼운 관계보다는 무거운 관계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상태도 나쁘지는 않아.

한동안 다른 사람들과 일촌을 맺을 일은 없을거 같다. 가벼운 일촌보다는, 무거운 백촌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솔로 복귀 합니다.

제목 그대로, 솔로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어차피 예전부터 짐작하고 있었고,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막상 헤어지고 난 한참 뒤에야 조금은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 당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그 아이의 말이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마지막에는 뒷모습 보이지 않았고, 눈물도, 슬픈 표정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보내주었고요. 하지만, 속에서는 눈물이 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인가 봅니다.

그래도, 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었으면서. 하루 종일 아무렇지 않은 척 했으면서, 그 '헤어지자'라는 한마디를 하는 것을 그렇게 힘들어 하는 그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웠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고, 밉기도 했습니다.

당분간은 아파하면서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당장은 허전하고 슬프지만, 결국에는 여지껏 그래왔듯이, 아무렇지 않은 듯 하게 되겠지요.

당신과 당신의 주변의 모든 것에 축복이 항상 가득하길, 마지막으로 바라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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