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F2008: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 <기담> 후기

지난 3월 15일, 태터앤컴퍼니(TNC)의 주최로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 2008"(이하 BPF2008) 행사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과 홍대 벨벳 바나나 클럽에서 열렸다.
출처: 태터툴즈 공식 블로그

BPF2008 공식 블로그 : http://blogplay.org/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 : <기담>" 외에도 "<플래닛 테러> 블로거 시사회"나 "오!부라더스와 함께 하는 즐거운 파티"라는 행사가 더 있었지만, 토요일 오후라 밴드 합주에도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 : <기담>"만 참석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행사 이후의 일정이 바빴기 때문에 내가 찍은 사진은 남아있지 않고, 그 때문에 그 아쉬운 마음은 공식 블로그의 사진으로 대신 한다.
링크 ; 사진으로 보는 BPF2008 - 태터툴즈 공식 블로그

영화 <기담> 상영회가 끝나고 바로 "블로거와 함께 하는 요절복통 영화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네 명의 패널이 참석하여 진행된 토크쇼에서 각 패널들의 근황 이야기와 함께, 알려진 사람으로서 사적 공간인 블로그에 포스틍을 한다는 것의 어려움, 블로그와 영화 홍보 및 마케팅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제목과는 다르게 "요절복통"이 아닌 조금은 진지한 내용의 토크쇼였다.

토크쇼가 끝난 후 경품 추첨.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바라지 않았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 시사권이 당첨되었다. 내 바로 옆에 앉아있던 커플은 나이키 점퍼에 아디다스 신발을 받았는데. 휴, 나는 정말 경품 쪽에는 운이 없구나. 덤으로 받은 DAZED의 협찬품들.

내가 참석한 행사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토크쇼 진행 중 패널들끼리의 대화가 주를 이룬데다 토크쇼의 원래 주제였던 "대안적 영화언론으로서의 블로그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과는 거리가 있는 진행, 그리고 관객들과의 의견 교환이 없었던 점이었다.

<데쓰 프루프(Death Proof, 2007)>


영화계는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작년 여름에 살던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고, 그의 실력은 이미 많은 영화들을 통해 증명해보였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 그의 작품 <데쓰 프루프(Death Proof, 2007)>가 개봉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는, 기필코 보겠노라, 다짐했었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개봉하기 2주 전에 훈련소에 들어가는 바람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없었다.


훈련소에서 나와 이 영화가 어떻게 되었는지 수소문해보았지만, ‘스폰지하우스’에서 개봉한 지 1개월이 훨씬 지났음에도 계속 상영한다는 것 이외에 큰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는 관객 동원에 성공하지 못했으리라.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B급 영화. 글쎄, 그러면 그의 다른 영화들은 A급이었을까? 뭐, 그 물음에 대해서는 “No!”라고 딱 잘라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럼, 과연 ‘A급 영화’는 무슨 의미일까? 이 물음은 감독 본인 혹은 영화 평론가들이나 해답을 알겠지. 난 그런 류의 인간이 아니니까 패스.


영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가볍게 노코멘트. 이미 다른 리뷰들을 본, 혹은 영화를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겠지. 가장 흥미진진했던 장면을 꼽으라면,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이 한밤중의 텍사스에서 예쁜 언니들이 탄 차와 정면충돌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차가 충돌하는 장면과 함께 보여지는 여배우들의 클로즈업된 얼굴들, 그리고 그 충돌의 결과물. 구차하고도 방금 전에 본 내용이라 하품도 하고 싶지만, 이런 식의 전개는 과연 어느 영화에서 볼 수 있을까.


아, 곁들여 이야기하자면, 중간 부분에서는 영화 의 교회에서 처참한 현장을 지켜보는 ‘얼 맥그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 그 ‘아버지’와 ‘아들’을 다시 본 게 반가웠다고 말하는 건 나밖에 없는걸까.


조금은 의외인 반전과 자동차 추격신, 그리고 관객으로서 ‘스턴트맨 마이크’를 지켜볼 때의 긴장감. 영화 에서 건진 것들이다.

review. 킹콩(King Kong)

review라는 타이틀은 달아놨지만,
딱히 리뷰라기보다는 감상평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피터 아저씨, 왜그러셨어요. 안그러셨잖아요.
대체 내가 무슨 영화를 보고 있던건지, 나와서 생각해보니 도저히 알 수가 없더라.
예전에 미니위니에서 어떤 분께서 남기시긴 했지만,
처음 한 시간은 '타이타닉',
그 뒤로는 '쥬라기 공원',
그 다음에서야 제대로 '킹콩'.

피터 아저씨가, 이 영화를 만들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고 본다;
과연 이 영화가 무슨 내용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건지, 아직도 감은 잡히지 않고.

그래픽 하나는 화려하더라.
과연 킹콩이 CG인건지, 사람이 CG인건지 모를 정도로-_-
..사실 킹콩이 앤을 손에 쥐고[?] 달리는 장면에서는 심하다고 느낄 정도로 합성티가 나더라.

그렇게 뒤끝이 좋지 않은 영화.
그래서 평가는 ★★★☆.

review. 나이트플라이트 (Red-Eye)

 


오전 9시의 "대중예술로서의 영화" 수업 이후로 전부 휴강이 되어버린 관계로, 집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인 7시까지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러가자,라고 생각하고 강변 CGV로 무작정 갔다. 선택한 영화는 '나이트 플라이트'.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던 데다가, 나름대로 시간에 쫓기던터라, 되는대로 고른 영화였다.

조금은 삐걱거리는 좌석. 옆에서 느껴지는 커플들의 aura. 게다가 관람석이 스크린보다 낮았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데 가장 좋은 조건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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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도 느끼지 못할 사이에, 내 가족이 인질로 잡힌채, 부정에 협력하라는 제의를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어쩌면 그 영화에서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은 단순한 운에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이 영화를, 전형적인 미국의 관료인이 느끼는 테러공포증에 대한 영화, 정도로 해석해도 관계없을 것 같다. 화씨 9.11에서 그랬듯이, 다이하드 시리즈에서 그랬듯이, 그리고 여타 다른 액션물에서 그랬듯이, 항상 테러의 대상은 관료층이고, 인질이 되는 것은 아주 평범한 시민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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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동안, 킬리언 머피(잭슨 역)의 다리에 레이첼 맥아담스(리사 역)의 하이힐이 박히는 모습을 보면서 웃었고, 테러범들의 무기들이 어디에 숨겨져있는지 알게 되었을 때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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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이 영화만을 놓고 보자면,
아마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다지 스릴러 같지 않은 코믹액션스릴러드라마.

룰루. 내 주관적인 평가로는 ★★★.
미안해요 레이첼. 당신이 너무 예뻤음에도, 영화는 그렇게 예쁘지 않았어요;

review : 친절한 금자씨(부제 : 불친절한 금자씨?)



청승맞고 궁상맞은건 알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갔다.
금자씨의 "불친절함"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던터라, 그녀가 얼마나 불친절한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백선생(최민식 役)과 이금자(이영애 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금자씨는 13년 동안이나 감옥에 있으면서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금자씨에게 있어서는 그 복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리라.

이 영화를 보면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번쯤을 해보자. 이 땅에서 범죄라는 것은('범죄'라는 것은 왠지 '법'이라는 테두리에서만 적용되는 것 같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왜 생겨나는 것일까.

백선생의 '절대 인간'에 대한 대사. 짧은 한 문장이긴 해도, 어쩌면 공감할지도 모른다. 내 자신에 비추어 볼때, 혹은 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때.

내 눈, 내 머리를 통해 느껴지는 금자씨의 모습은 충분히 천사였고, 충분히 마녀였고, 충분히 친절했으며, 충분히 불친절했다. 백선생도, 금자씨도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이 악이든 선이든.

어쩌면 한동안은 금자씨처럼 친절하지만 마녀같은 여자 혹은 여배우는, 현실세계에서든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서든 보기 힘들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녕, 금자씨."


#글을 쓰고 나서 :
최대한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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