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스캔 이야기

최근 1주일간 내 블로그의 통계를 보면, 유입 키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필름 스캔'. 요 두해동안 DSLR의 보급화 이외에도 오래된 필름 카메라들의 재등장 탓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필름 스캔에 대해 많이 찾아다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오늘은 이미 밀려있는 몇 가지의 포스트를 제쳐두고, 내가 필름 스캔을 위해 찾는 곳 딱 두 곳만 소개―사실 소개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정도이겠지만―를 해볼까 한다. 

우선 내가 본격적으로 X-300의 매력에 빠져서 살았던 2006년부터 찾았던 곳은 노량진에 있는 SKOPI―정확히 이야기하자면, SKOPI라는 브랜드의 간판을 달고 있는 사진관―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부천이 아닌, 지하철로 30분 가까이 가야하는 곳임에도 내가 그곳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네에 있는 사진관의 필름스캔보다 저렴한 가격에, 그리고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잘 나오는 결과물 덕분에 현상하지 못한 필름이 생기면 바로 달려가곤 했다. 

링크 : SKOPI 노량진점 - 필름 스캔 가격 및 해상도
링크 : SKOPI 노량진점 - 매장 위치 안내도

SKOPI 노량진점에서 했던 필름 스캔의 결과물 중 하나. Minolta X-300 + Agfa Vista 100/36

이 곳을 찾는 데 소홀해져서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008년 5월 경에 찾았을 때는 필름 스캔을 맡길 때 카드 결제는 되지 않고 오로지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었다. 

사실 SKOPI 노량진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든 이유는 아무래도 가격 때문이었다. 로커클럽에서 유명했던 시청의 FDI와 같은 수의 필름을 맡길 경우 최대 4,500원 가량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 동네 미친―싸이월드의 '일촌'과 비슷한 개념, 미투데이 친구라는 말의 약어― ++REN++ 누나의 소개로 알게 된 SKOPI 종로점. 3롤 이상 스캔을 맡길 경우, 롤당 2,000원씩 계산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SKOPI 노량진점보다는 가격에 있어서 우위에 있었다. 

링크 : SKOPI 종로점 - 필름 스캔 가격 및 해상도
링크 : SKOPI 종로점 - 매장 위치 안내도

SKOPI 종점에서 했던 필름 스캔의 결과물 중 하나. Minolta X-300 + Fuji Pro160/36

얼마 전, 결국 SKOPI 종로점도 원부자재 가격인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지 가격을 인상하고 말았다. 3롤 이상 맡길 경우 롤당 2,500원씩 계산으로…. 그래도 스캔 결과물은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샘플이라고 올려놓은 사진들은, 아무래도 다른 필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는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나온다고 생각하고 필름 스캔을 맡길 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름스캔

평소에 SKOPI 지점 중 가장 가깝고 그나마 필름스캔 가격이 저렴한 노량진점을 애용했다. 그러다가 그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야기에 솔깃하여 지난 목요일 저녁에, 혜련누나에게 추천받은 SKOPI 종로점에 가서 필름스캔을 의뢰했다.

그동안 찍을 기회도 없었음에도 겨우 셔터를 놀려 5롤이 모였고, 더이상 이 필름들을 그냥 필름 상태로 보관하는 건 사진들, 그리고 기억들에 대한 죄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아주 큰 마음을 먹고 종로까지 나간 것이었다.

사실 이 사진들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하지만 사진에 대해 아무리 길게 설명한 들 무엇하랴. 그저 내가 찍고 싶었던 것들을 보고 이해하여 준다면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내 카메라에 찍혀버린 그들과 그것들에게 한없이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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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8, film scan


나는 필름스캔을 주로 노량진에 있는 Skopi에 맡긴다. 롤당 5천원을 훌쩍 넘기는 집 주변 사진관들에 비해 롤당 2천원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CD에 담아주는 것보다는 웹하드에 올려주는 것이 나에게는 덜 번거롭기 때문이다. 물론 현상된 필름을 다시 받으려면 노량진으로 직접 가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상물은 다음에 들를 때 받아가도 되는 거니까.

내 책장 위에서 필름통에 갇힌 채 답답하게 지내던 필름 두 롤, 그리고 삼백이 안에서 잠들고 있던 필름 한 롤을 가지고, 토요일 오후에 모처럼만에 노량진에 들렀다.

업로드된 사진들을 확인해보니, 갇혀있던 필름들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내가 사진을 언제 어떻게 찍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의 것들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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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중순 로커클럽 출사에 참여해서 찍은 사진들부터, 필름 스캔을 맡기기 전 얼마 남지 않은 필름의 공간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찍었던 사진들까지, 시간 순서와는 관계없이 정렬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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